categorized under 주저리주저리,, & written by SonOGong
얼마 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벌써 7년여를 함께 보낸 사람이기에 제게는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자 마자, 오른쪽 이가 시려오더니 사랑니가 나기 시작하더군요. 조금씩 나오는 사랑니는 마치 ‘나에게 관심을 주세요’ 라고 하는 듯 모든 신경을 하나하나 자신 쪽으로 불러 들이더군요.
아이러니 하게도 다른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 사랑니가 난다더니, 저는 사랑을 그만두니 사랑니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몇 일간을 이별에 아프고 사랑니에 아픈 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동시에 찾아온 둘을 보며 이 둘이 어찌도 이리 닮아 있는 것인지. 일종의 푸념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둘이 동시에 찾아온 저에게 일종의 푸념일지라도 한번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단지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일지라도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고 할까요.
제게 이 사랑은 처음으로 다가온 저에게 있어 첫 사랑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 찾아온 사랑은 불같이 타올랐고, 그 불길은 7년여 만에 사그라 들었습니다. 순탄치 만은 않은 사랑이었습니다. 둘 모두에게 고 3이라는 기간이 주어 졌고 또한 군대라는 2년간의 시간도 있었으니까요. 정말 많이 다투고 많이 아프던, 하지만 행복했던 7년 이었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이별. 제게 찾아온 이별은 이미 예견 했던 일이지만 언젠가는 일어나고 말 것이란 사실을 어슴푸레 짐작하고 있었지만 너무도 아팠습니다. 몸은 멀쩡한데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 아무런 생각도 모든 생각이 모두 그 이별이란 아픔을 감당하는데 쓰여지고 있었습니다.
사랑니 또한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사랑니라는 그 작은 치아 하나가 솟아 나오는데도 온 신경들이 쏠리는 느낌.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며, 침하나 삼키는데도 아려오는 오른쪽 얼굴은 사랑니의 존재를 제게 너무도 잘 알려왔습니다. 이별이라는 녀석 처럼 모든 신경을 다 저에게로 가져가 버리더군요.
그렇게 사랑니가 점점 자라나면서 사랑니를 뽑을 결심을 하고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 사랑니를 뽑고 나자 얼굴 전체가 붇기 시작합니다. 얼굴이 그렇게 부어가다가 아려오는 아픔이 살을 찢는 아픔으로 변해가더군요. 마치 자기가 없어 졌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듯이 점점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키워 나갑니다. 이별이라는 녀석이 자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처럼, 마치 다시 사랑하라고 부르짖는 것처럼 그렇게 말이죠.
이별이 찾아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이 무뎌지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 해봐도 멍한 상태만 지속됩니다. 헤어 졌다는 사실을 머리로만 인지하고 있다가 이제는 가슴으로도 헤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점점 사실을 받아 들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감정은 변함이 없습니다. 사랑니라는 녀석도 이제는 점점 무감각해 지기 시작합니다. 얼굴에서 붇기도 점점 빠지기 시작하고 아픔도 사그라 들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사랑니가 마치 언제 났었냐는 듯이 아픔이 사라지고 느낌조차 없어 지겠지요. 이처럼 이별 역시도 언젠가는 이별했다는 기억조차 저 먼 곳으로 보낸 채로 아픔이 사라지고 별다른 느낌조차 없어 질 테지요.
하지만, 사랑니의 아픔이 사라져도 상처가 오래도록 남아있듯, 이별은 사랑이라는 기억을 내게 남겨주고 서로에게 준 상처를 오래도록 가지고 있을 테지요. 이 상처도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테지만 저는 이 상처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추억으로라도 곱씹을 수 있게요. 그냥 작은 상처로 ‘아 그랬었지, 그때 참 많이 아팠었는데’ 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때 쯤이 올 수 있게요. 이별은 사랑니와 참으로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별과 사랑니에 아픈 오공이가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랑을 떠난 후 난 사랑니, 이별과 사랑니의 공통점 (7) | 2009/04/27 |
|---|
그래도 블로깅하면서 모두다 잊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멍해지신다는 그말에 다시금 저도 생각나는 것들이 사뭇 지나쳐 가네요...
그럼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